황금의 왕 만사 무사 말리 제국은 금이 넘쳐나는 곳이었지만, 그다지 잘 알려진 왕국은 아니었다. 하지만 만사 무사 때문에 상황이 달라졌다. 독실한 무슬림이었던 그가 사하라 사막과 이집트를 거쳐 메카로 성지순례를 떠난 것이다. 전해지는 얘기 따르면, 만사 무사의 성지 순례단은 6만여 명에 달했다. 여기에는 궁정 신하, 군사, 재담꾼, 상인, 낙타를 끄는 사람, 1만 2000명의 하인, 식량으로 쓸 염소 떼와 양 떼 등이 포함됐다. 그러다 보니 만사 무사 일행은 마치 사막을 가로질러 이동하는 도시처럼 보였다. 하인을 포함한 모든 구성원이 금과 최고급 페르시아산 비단을 두르고 있으니, 얼마나 볼만한 풍경이었을까. 이들은 특히 카이로에서 과시하듯 재력을 뽐냈다고 한다. 만사 무사는 카이로에 3개월간 머물렀다. ..